오늘 같이 약간 스산하니 흐린 날 저녁 쯤에 어울리는 목소리. Melody Gardot
우연히 노래를 들을 후 이 원숙한 목소리가 85년 생이라는데 놀라서 프로필을 검색해 보았다.
19살에 큰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상실까지 와 기억력 치료의 일환으로 음악을 접하게 되었고,
그 고통의 터널을 해쳐나오면서 싱어송라이터가 된 것.
개인사가 없었어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이지만, 알고 들으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눈이 빛에 과민해진 탓에 언제나 썬글라스를 껴야 하고 지팡이에 의지해야 하지만 월드투어를 다니고 있기도 하다. 2010년 한국에서 열린 내한공연에서도 생각보다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는 지팡이에 의지한 불쌍한 모습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킬힐에 그 굽만큼이나 가느다란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고, 마지막엔 발을 구르며 박자를 맞추기도 했다.
흐린 날이 지나가면 화사한 봄날이 올 테니까, 지금은 흐린 날을 만끽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