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jin Kim, 김수진 @tinimoon99 2012/2/14 9:54
이수민 @suminii18 2012/2/16 17:49
Kim, Giyeol @kimgiyeol 2012/2/16 17:47
칸 씨가 이 씨를 처음 만난 것은 스물세 살 때이던 1971년 7월. 화학을 공부하기 위해 북한으로 유학을 갔다가 실습차 들른 흥남비료공장에서 이곳에서 일하던 한 살 위인 이 씨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비록 칸 씨는 북한 당국의 엄격한 외국인 체재규정 때문에 한 달마다 실습장을 옮겨야 했고 이 씨가 야근을 거듭하는 바람에 한 달에 두세 번밖에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두 사람은 1년 6개월 동안 사랑을 키워간다. 칸 씨는 이 씨와 결혼하고 싶었지만 당시 베트남 정부가 국제결혼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었던 탓에 혼자 고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20여 년간 이 씨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이어갔다. 칸 씨는 통역원으로 북한을 여러 차례 다시 찾아 이 씨와 만나곤 했다.
칸 씨는 북한 정권이 주민들과 외국인의 접촉을 금지하자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이 씨와 재회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이 씨가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다거나 죽었다고 하며 칸 씨를 단념시키려 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 당국의 말을 믿지 않았다.
2001년 베트남 정치권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칸 씨는 그해 5월 베트남 주석과 외교장관에게 자신의 사연을 구구절절이 편지로 전했고 결국 몇 달이 지난 8월 25일 북한 당국은 결혼을 허락했다. 드디어 칸 씨는 그해 10월 17일 초로의 여인이 된 이 씨를 평양시내 청년호텔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튿날 북한 주재 베트남대사의 주례로 대사관에서 부부의 연을 맺었다. 신랑은 54세, 신부는 55세, 두 사람 다 초혼이었다.
이제 60대 중반인 이 부부는 하노이에 살면서 함께 자전거를 타거나 손을 잡고 산책한다. 칸 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내에 대한 내 감정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