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가장 신경 쓰인 문구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구를 이제 와서 강조하며 광고까지 하며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여러분이 만지고 있는 제품은 이제 더 이상 Designed by Steve Jobs가 아님을, 그리고 어쩌면 이미 오래전부터 아니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었던 겁니다.
애플로서는 잡스라는 그 위대한 상징으로부터의 이별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는 시장도 고객도 경쟁사도 내부도 모두 느끼고 있습니다. "만약, 잡스가 있었다면..." 이런 가정법과거에 모두가 묻히게 된다면 더 이상 전진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Flat
그리고 잡스에 대한 안녕의 의식으로 iOS7을 디자인합니다. 평평하고 심플하게. 그러니까 잡스의 iOS답지 않게.
사실 플랫하고 심플한 소위 메트로풍 디자인은 이미 여기저기에서 대세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iOS7은 안드로이드4 (Holo)를 "잘" 반전(inverse)한 후에, 윈도우폰의 아이콘을 "잘" 만들어 새겨 놓은, 그러나 이 두 OS가 언젠가 되고 싶었던 모습을 실제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되고 싶었고, 될 수 있었고, 되어야 했던 그 모습. 따라서 사람들은 처음에는 베꼈느니 어쨌느니 이야기합니다만...
더 잘 만들어 그것이 어느새 예술의 경지가 되면 사람들은 결국 모든 것을 잊습니다. 원래 예술이란 오리지널이 무엇인지 상관없어지는 그런 것입니다.
쇼비즈니스의 정치학
그 자신감은 결국 인물들에 의해서 드러납니다.
IT기업의 발표회는 철저한 쇼비즈니스이지만 단순한 쇼비즈니스가 아닙니다. 2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 뮤지컬은 정말 뮤지컬처럼 기획됩니다만, 그 주인공은 정치적 선별에 의해 낙점됩니다. 잡스의 1인극은 잡스의 장악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해마다 어떤 인물이 등장하는지, 사라졌는지, 그리고 식전에 얼굴을 비추는지 관중석의 주요 스팟에서 얼굴을 선보이며 의도적으로 카메라에 찍히는지 모두 계산된 의식입니다.
이 분의 활약은 종횡무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https://www.apple.com/pr/bios/craig-federighi.html
삼성 갤럭시S 발표장에서도 이런 인물을 보고 싶어!!
치밀한 계산...
어쨌거나 이러한 관점에서 각 기업의 쇼를 보면 흥미롭습니다. 애플 역시 이 쇼비즈니스의 법칙에서 예외는 아닌데, 왜냐하면 잡스 스스로가 바로 이 쇼비즈니스의 성공을 통해 극적으로 부활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그렇고...
사실 이상은 아무래도 좋고, 가장 기대했던 것은 Haswell 탑재의 Macbook Pro Retina의 발표였는데, 2시간이 넘은 후에 One more thing... 하면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Haswell Mac book air라도 살까 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