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hyun 4/6 '13 posted (4/8 '13 edited)


라즈베리 파이. 
그냥 초저가 저전력 초소형 PC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 탄생 철학을 읽어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오늘날의 많은 아이들은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니다. 즉, 복잡한 전선 케이블을 거침없이 다루고 Python으로 원하는대로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그런 아이들이야 말로 진짜 디지털 네이티브라 할 것이다. 우리는 아직까지 이런 본질적 의미의 진짜 디지털 네이티브라 할 만한 아이들을 만나보지 못햇다.


8비트와 함께 커 온 나로서는,
요즘 아이들에게 그러한 환경이 없다는 점이 늘 미안했다. 
무슨 의미인가 하면, 
그 시절의 8비트 PC, 별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지만, 할 수 없지 않은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 
TV화면에 삼각형만 그려줘도, 어른들은 모두 '우와~!!'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의 어른들은 모두 자신들만의 화면에 얼굴을 파묻고 모든 것을 다 안다는 표정으로 아이들에게 뽀로로를 틀어준다.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밀어 가며 능수능란하게 게임을 틀고, 또 초딩이 되면 어른처럼 댓글을 달 수는 있게 되었다.
그러나 8비트 키드들이 가지고 있었던, 
그 황무지에서의 모험심도, 어른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던 기개도
발휘할 시간도 공간도 없다.   
모든 앱도 플랫폼도 이미 다 만들어졌고,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더 잘났다고 생각하며, 아이들이 뭐라도 만들라 하면 그런거 왜 하느냐는 눈빛으로 쳐다 본다. 아이들은 카톡의 대화창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들지만, "컴퓨터를 한다"는 그 시절의 느낌과는 다르다. 
컴퓨터는 어디에 갔을까?
컴퓨터란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컴퓨터는 모든 것이 다 완성되었다는 표정으로, 아이들을 가두고 있다. 탈옥을 하지 않으면, 루팅을 하지 않으면 내 컴퓨터도 내 것이 아니다. 


Arduino도 그랬듯이, 물리적 세상을 직접 조작할 가능성, 라즈베리 파이는 삶에 지친 어른들은 아직 모르는 그 세계를 열어 줄지도 모른다. 

나는 아이들의 잠재성과 열정이 헛되이 낭비되는 이런 상황을 고치고 싶다.

이런 사람들이 모인 재단이 자연 발생적으로 생기는 나라, 그리고 이런 노력이 교육도 바꾸고 있는 나라. 영국이야 말로 IT 강국이었다. 

라즈베리 파이의 공동 개발자인 에벤 업튼이 직접 저술한 책!이 책은 초소형 컴퓨터 라즈베리 파이의 활용과 프로그래밍 입문을 위한 지침서이다. 라즈베리 파이는 본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재미있고 쉽게 가르치는 방법을 찾다가 탄생하게 되었다. 지금은 진화를 거듭해 크레디트 카드 사이즈에서 HD 비디오를 재생하고 하드웨어를 가지고 놀면서 프로그...


Trivia
  • 라즈베리 파이가 얼마나 싸냐면 국내에서도 이 책 두 권 가격 정도로 살 수 있다. 
  • Raspberry Pi의 Pi는 Python에서 유래된 것이다. Pie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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