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hyun 12/3 '12 posted (12/4 '12 edited)
세상을 뒤흔든 특허전쟁 승자는 누구인가
정우성(著)

에이콘출판 (2012.5)
글로벌기업의 특허전쟁, 그들의 속내를 파헤치고 미래를 전망한다! 『세상을 뒤흔든 특허전쟁 승자는 누구인가』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전쟁을 낱낱이 밝힌 책이다. 글로벌 특허전쟁의 배후에 있는 구글과...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전쟁. 솔직히 이제는 벌써 지겹다. 이 뉴스 토픽이 등장하면 속으로 '이제 그만...' 마음의 소리가 들릴 정도다. 

이 책의 가치는 그 1조짜리 배상판결이 나오기 전에 출간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본질적) 삽질'에 대해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었다는 점에 있다. 특히 애플이 지닌 디자인 특허의 소프트웨어/인문학적 상징과 삼성의 표준 특허의 하드웨어/기술적 상징의 유용성과 한계에 대한 지적은 그대로 배상판결으로 이어졌다. 빙고. 

그러나 이 소동이 구글동맹에 대한 체계적 전쟁이라는 시각은 지나치게 삼국지(三國志)적이다. 많은 전쟁의 참여자들은 자신이 왜 여기에서 총을 들고 싸우게 되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때로는 국가 원수도. 

많은 경우 전쟁은 조건 반사적이다.  

어쩌면 시나리오는 이랬을지도 모른다:

1. 돈보다 명예에 관심이 있었던 애플은 구글에 대해 리스펙트가 있었기에 여러모로 본때가 될만한 행동대장 삼성전자를 치기로 했다.
2. 삼성전자는 거울을 보니 자신이 생각보다 헤비급임을 깨달았다. 한대 맞았더니 억울해졌다. 
3. 이전투구로 말려들었지만, 삼성전자는 멈출 수 없었다. 관중들이 늘어났고, 싸우다 보니 애플과 싸우고 있는 챔피언급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표절이래도 뭐래도 흥분한 관중은 상관없는 듯. "나는야, 헤비급 챔피언전 선수. 여기는 세기의 대결이 펼쳐지는 링 위!" 

산업시대에는 국가가 나서서 그간 들었던 엄청난 물질적 시간적 투자의 고정비를 보전해 주는 일이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이노베이션의 시대. 설비투자가 거의 없는 소프트웨어의 시대에는 특허와 같이 국가가 보장하는 독점권이 오히려 이노베이션의 씨앗인 교류를 방해하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상한 제도는 기업의 야성을 깨운다. 그 것은 "피를 본 후의 아드레날린"과도 같은 것. 싸우면서 큰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나, HTC나 삼성전자...  일본업체들의 오늘을 놓고보면, 싸울 수 있어 다행이라는 말은 할 수 있는 셈이다. 

PS. 삼성이 표준특허로 승리하는 일은 중소기업의 시점을 포함 별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점, 그리고 관료화에 대한 우려 등이 읽히는 부분 등도 밑줄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