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hyun 11/6 '12 posted (11/7 '12 edited)
음...  
소위 말하는 국가 경쟁력 대비 그 국가 거주민의 구매력을 평가해 볼 때, 지금 환율은 더 떨어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민간 연구소들이 예측하는 내년 환율은 천80원 수준. 장기적으로는 반등의 변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이창선(박사) : "외화유출입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적 조처를 좀더 강화하는 쪽을 통해서 원화 절상 압력을 누그러뜨리는 정책적 노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갈수록 심화되는 글로벌 환율 전쟁, 정부의 직접적 개입보다는 가파른 환율 변동에 대비하는 신중한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말이란게 참 교묘해서요, 高가 붙으면 참 긍정적이 됩니다. 고환율... 그런데 이게 원화의 값어치가 없다는 말이잖아요? 왜 자국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는걸 그리 좋아할까요? 

심지어 환율 전쟁이라고 하기는 하는데, 환율 방어라는 것이 결국은 제조업 위주의 중상주의적 발상인 경우가 많지요. 그리고 그 발상을 위해 지금과 같은 고환율 정책(혹은 실책, 혹은 우연)을 견지해 온 것이구요, 
현 정권 초기 고환율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만약 고환율이 아니었다면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이 아니라 사상 최대의 영업적자를 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신, 저환율, 그러니까 우리 돈이 비싸지면... 살 수 있는게 많아져요! (아, 단순한 발상?!)

일단 직구! 외국에서 무엇을 사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인간의 행복 회로는 단순해요. 해외 여행도 마찬가지. 인생 뭐 있나요? 분명 더 많은 사람이 해외를 맛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느끼고 (사서) 돌아 오시겠지요. 내친 김에 여기 생활 정리해서 어차피 비싼 전세값 빼서 그걸로 동남아로 가는겁니다. 영어 사교육? 노후 준비? 한 큐에 해결! 
자자, 이렇게 뜻이 모이면 정부 포함 대단위의 투자 여력도 높아지겠지요? 괜히 내수 진작한다고 금수강산 땅파지 말고, 제3세계 부동산이나 사시는거에요. 그래서 광맥도 발견하고, 유스호스텔도 짓고.

강만수씨라면 무슨 이런 망국의 논리를 피냐 하겠지요? 수출 기업들 망한다구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결국 공산품도 원자재를 수입해 와야 하니까요. 타격을 입는 분야는 의외로 한정적입니다. 노동집약적으로 국내생산된 제품 정도? 삼성과 현대? 그런데, 우리가 정말 수출해야 하는 것은 한국 안의 공장에서 만든 공산품만이 아닐 수 있을지 몰라요. 아니면 그 이외의 것을 생각해 내야 할지 모르는 시기가 되었을지도 모르구요.

싸게 못파니 제품은 좀 덜팔려도, 정말 해외로 나가야 할 무언가가, 대신 해외로 나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공장도 그 중의 하나이구요, 한국의 공장에서 일했던, 그러나 job을 잃은 누군가일 수도 있지요. 잘나가는 뭔가, 우리가 늘 꿈꾸잖아요? '잘나가는'이란게 정말 '해외로' 잘나가는거인 지도 모릅니다. 

내 수중에 있는 것의 가치가 높으면, 그 용기가 나기 쉬운 것만은 확실합니다. 1$짜리 빵을 700원에 먹는 느낌과, 1400원을 내야 하는 느낌은 분명 다르니까요. 그리고 그 용기는 어쩌면 자신감과 동의어입니다. 근거 없다구요? 원래 통화 시스템이란 제도 자체가 그런거랍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의 우리 모두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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