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프로그래밍을 알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활동인 생활코딩으로 시작한 오픈튜토리얼스는 현재 생활코딩, 효도코딩에 이어 생활표현까지 그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활코딩부터 시작해서, 생활맥주, 효도코딩, 생활표현, 생활소통... 점점 영역을 넓혀가고 있구요. 암튼 자발적으로 납치(?) 당해서, 오픈튜토리얼즈 컨텐츠를 생산하는 생활생산자 모임에 이따금 나가고 있는데, 금요일 퇴근길에 모임에 있다고 해서 들렸습니다. :)
오픈튜토리얼즈에 강연이 올라오다 보니, 생산자들끼리 사이트에 올릴 내용에 대해, 소규모 강연도 종종 하곤 하는데, 이 날은 생활소통이라는 코너를 준비하고 계신 "조현길"님이 퍼실레이팅 강연을 하기로 한 날이었거든요.
강연시작과 함께, 포스트잇 뭉치와 펜을 받아 "오늘 강연에서 바라는 점"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했어요.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었고, 오늘 강연에서 소화가 될 수도 있는 부분과 다른 분야의 배움이 필요할 것 같은 의견들을 분류해 주셨죠.
첫번째로는 어색함을 덜어내기 위한, 일종의 레크레이션 형식의 아이브레이킹을 시작했어요. 조금 경박(?)한 것부터, 무게 있는 것까지 3가지 종류가 있었죠.
먼저 따닥?. 일종의 무언 007빵 같은 건데, 특별한 규칙 없이, 딱 딱 박자에 맞게 한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고, 신호를 받은 사람은 바로 신호를 받는 시늉을 하고, 다시 신호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단순한 게임이었어요. 전체적으로 2~3번정도 돌자 따닥을 마무리 하고, 바로 다음 코너로 넘어갑니다. 이름하여 "긍정 태깅". 이건 돌아다니면서 하는 건데요. 한 사람에게 인사를 건내고, 태그에 그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을 적어, 그 사람이 못 보는 등에 붙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태그를 하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헤어지죠. 긍정적인 내용이어야 하고, 나중에 다 끝나면 자신의 등에 붙어있는 태그를 보고 흐믓해하는 효과가 있어요. 일종의 움직이는 롤링페이퍼 같기도 하구요. :)
가장 재미났던 코너는 "내가 제일 잘 알아" 3~4명이 그룹이 되어서 한명을 술레로 정합니다. 그리고 사회자가 주제를 공개하면, 술레는 마치 전세계에서 그 주제에 관해 가장 잘 아는 것 마냥 인터뷰에 답변을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기자가 되어서 날카로운 답변을 던지기 시작하죠. 얼마나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한번 말문이 트인 사이에서는 회의도 잘 된다고 하네요 :) 주제는 "지렁이 내시경 전문가", "독수리 라식 수술 전문가", "생활코딩 사이트 전문가" 등이 있었지요.
본격적으로 사이트를 개선하기 위한 퍼실레이팅이 시작되었어요. 조를 나누어 "오감" 중 한가지 감각을 골라 오픈튜토리얼 사이트를 더욱 활성화 시키고, 내가 하고 싶은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제가 속한 조의 주제는 "미각"이었고, "생활 키스", "생활 주전부리 (초콜렛, 사탕, 젤리 등)", "생활 미각표현 (단어를 보고 미각적인 느낌으로 전환해 보는 것" 등이 나왔어요.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발산한 내용을 재 분류해서 수렴하고, 구체적으로 좀 더 파고드는 식으로 진행한다고 하는데, 참가자들의 에너지 정도를 진행자가 파악하고는 생략했지요. 다섯가지 P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기억나지 않네요.
다만 퍼실리테이팅에 관한 정의는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소통을 "활성화" 시키는 역할이고, 레크레이션이라기에는 훨씬 더 실질적이며, 집단 코칭이라기에는 거의 권의적이지 않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종종 회의를 리딩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예술적 감각이 있는 분 중에는, 회의 내용을 비주얼하게 실시간으로 정리하는 비주얼 퍼실리테이터도 있다고 해요. 이후에는 용어는 몰랐지만, 우리 스스로 퍼실리테이팅을 경험한 사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저는 구글 닥스, 이고잉님은 XP 기법 중 '짝 프로그래밍'에 관한 사례가 나왔구요.
꽤나 인상 깊은 시간이었고, 국내 퍼실리테이터 교육 기관 중 가장 들을 만 한 "인피플 컨설팅"의 채홍미 대표의 책을 추천받았어요. (조현길님 스승이라고 하네요. :)
그리고 오늘 코엑스에 들린 김에, 반디 엔 루이스 서점에 들렸지요. :) 위에 책을 집어 들고, 전체적인 풍경을 살펴 보았답니다. 요즘 가장 핫한 트렌드는 대선. 그 중에서도 안철수 관련 부분이구나 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비롯한 인문학 책들도 꽤나 오랫동안 주목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
계획에 없었지만, 최재천 교수의 책들을 좋아하는지라, 훑어보고는 바로 구매해 버렸습니다 ^^;; :)
가끔 서점에 가는 것도 참 즐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