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9/11 10:59 오전
민족의 대 명절 추석이 약 20여일 남아있고, 그 사이 대선 D-100일이 지나갔다. 명절을 맞이하야 전국 각지에서 가족들이 모여든다면, 설령 껄끄럽더라도 나오기 십상인 주제가 바로 '정치'. 게다가 이번 선거에는 '안철수'와 '박근혜'라는 초미의 관심사들이 모여있다.
(개인적으로는 추석 전 출마의사를 밝히는게 사실상 마지노선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대통령 투표를 잘 못하면 나라가 어떻게 아작이 나는지 지난 5년간 똑똑히 보아온 마당에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섣불리 뛰어들자니, 내가 아는것도 많지 않고, 이래 저래 찍히기(?) 십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아.... 어떻게 해야 할까?
게다가 우리 할아버지는 평상시에도 "박정희 대통령이 없었으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없었어. 지지리도 못 사는 나라가 되었을꺼야.." 라는 말씀만 되풀이 하시고.. 다른 친척들은 선거에는 관심이 없다. 이를 우짠다.
작년부터 '나꼼수'니 '뉴스타파'니 해서 참 볼거리, 들을거리는 많아지고 있지만 결국 듣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고, '나가수' 시즌 2 마냥 초창기 얻은 팬덤으로 근근히 유지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게스트랑 초청가수만 화려해지면 뭐하냐구요.
그래서! 나라면 이러한 명절에 어떻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을 해보면서 한마디 한마디 써보고자 한다. 내용은 실제로 써 먹을 수 있도록 가능한 짧게! :) 기대하시라! (아님 말고...)
"몇년 전 사장은 어느 스포츠선수가 유명해지자 당사자 허락 없이 그 선수의 일대기를 만들어 출간했다. 나중에 발각되서 일이 시끄러워지자 사장은 부하직원을 시켜 담당변호사 사무실에 몰래 책 2권을 놓고 와서는 그걸로 허락받았다고 우겼다."
"사장은 요즘 출판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낙하산 원장에게 아부 떨려고, 낙하산 원장의 취임사를 낙하산 원장이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먼저 대신 써서 보냈다. 나중에 발표난 취임사 보니깐 사장의 헛소리 빼고 한 70%는 수정해서 발표했더라."
"사장은 어느 국립기관에게 2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책을 만들었다. 지원조건은 책뒷표지에 '이 책은 XXXX의 예산지원을 받아 만들었습니다.'라고 인쇄하는거였다. 사장은 그 국립기관에 보내는 30부만 그렇게 인쇄하고 나머지 책 수백권에는 그 문구를 뺐다."
"사장은 자신의 책을 전국에 있는 출판학회 교수들 수백명에게 택배로 보냈다. '원래는 책값이 88000원인데 교수님들에게는 특별히 50000원에 제공해드리겠습니다.' 라는 쪽지와 함께. 애꿏은 회계팀 직원들만 전화로 욕 엄청 먹었다."
"일본동화 뿐만아니라 국내아동체험수기를 동화로 개작한다든지 공모전 수상작을 등장인물 이름을 바꾸고 줄거리를 살짝 뒤틀어서 원문을 알아볼 수 없게 변형해놓는다든지 참 별짓거리를 다 한다. 그렇게 해서 책을 만든다. 사장은 양심의 근본부터 썩어있다."
"당연히 신입직원들은 해적질하는 걸 모른다. 일본원서에서 쓸 부분을 복사기로 복사한 다음에 여러 부분으로 나눠서 번역직원들에게 번역시키고, 그걸 편집교정직원들에게 교정시키기 때문이다. 신입직원들은 일본원서 책표지도 못본다. 하지만 오래 일하면 알게된다."
"사장이 직원에게 교정지를 주면서 지시대로 수정하라고 했다. 수정 후 출력된 교정지를 받아간 뒤 잠시 후 사장이 씩씩거리면서 "누가 글을 이렇게 노인네 같이 고쳐놨어!"라고 궁시렁 거렸다. 사장 치매인증."
"사장은 책제목을 지을 때 다른 출판사 베스트셀러 제목에서 몇 글자 바꿔 배껴 짓기도 한다. <XXXX 청춘XX> 라든가 <엄마를 XXXX>라든가 <XXX 전략>이라든가"
"사장은 전국서점에 걸릴 책광고 포스터 메인카피에 "안철수는 틀렸다! 아프다 징징대면 청춘이 아니다!"라고 썼다. 광고하는 책은 안철수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일본예화집 해적질 짜집기한 자기계발서."
"사장은 박정희 뿐만 아니라 친일파로 유명한 최남선도 좋아한다. 최남선의 친일행적을 정당화하고 찬양하는 책도 냈다. 가끔 지인들에게 전화해서 최남선 기념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다."
"사장은 가끔 대형서점에 가서 직원들 몰래 잘 보이는 곳에 진열된 책들을 빼서 여기 책들로 바꿔치기 해놓는다. 그래놓고선 돌아와서 영업부 직원에게 '영업은 이렇게 하는거다!'라고 자랑한다. 사장은 서점 직원들에게도 유명하다."
"사장은 남직원들을 자신의 사택으로 보내 사장 사택 3층에 있는 운동기구를 4층으로 올려놓게 했다. 남직원들은 여러모로 유용하다."
"사장은 편집부 직원이 평일에 몸이 아파서 결근했으면 다른 직원들 다 쉬는 주말에 나와서 대체근무를 하라고 한다. 사장과 단 둘이 근무라니 생각만해도 토나온다."
"여기는 근무인력만 따지면 일반출판사보다 2배 이상은 많다. 더 뽑을 필요도 없는데 사장은 계속 모집공고를 올리라면서 계속 뽑는다. 사람을 많이 부리면서 자기도취감을 느끼려하는 것이랴. 한창 때는 직원 120여명까지 부린 적도 있다고 한다."
"사장은 몇 달전 이력서를 냈었던 사람을 회사로 불러 1시간동안 온갖 칭찬과 감언이설로 수습6개월에 월급80만원에 고용하려고 했다. 그 사람은 당시 다른 회사에서 인턴월급 200만원 받고 일하고 있었다. 사장은 거기서 나오고 여기 다니라고 연거푸 졸랐다."
"사장이 신입 편집디자이너를 뽑아놓고 처음으로 시킨 일. "회사 홈페이지 한 번 새로 만들어봐.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 홈페이지쯤은 만들 줄 알겠지? 2개월이면 하나 새로 만들 수 있지?"
"사장은 말버릇 중 하나는 "아 빨리 빨리해!"라고 소리 빽지르는거다. 교정을 시켜놓고 교정자를 닥달한다. 프린터 앞에서 '왜 이렇게 늦게나와'하며 안절부절하면서 교정지가 나오자마자 홱 낚아채간다. 그리고 몇 글자 수정하고 다시 출력하라 시킨다."
"인쇄를 맡긴 다음에도 안심할 수 없다. "아 잠깐 인쇄소에 전화에서 인쇄중단하라그래. 여기 조금만 더 수정하자고. 그러면 완벽해질꺼야." 이런 짓을 너댓번 더한다. 정말 지랄같은 변덕이다. 매사에 일을 계획없이 즉흥적으로 한다."
"사장이 남직원들을 집합시키더니 하는 말이 각 인터넷 서점에 있는 자기 책 서평란에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추천사를 남기라고 한다. 다른 곳도 다 이렇게 조작한다며"
"내가 여기서 퇴사한다해도 금방 또 다른 젊은이가 고용되서 눈속임과 착취를 당하며 일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 그래서 이 트위터 계정을 만들게 되었다. 모두 경각심을 가져달라는 마음으로.
나는 퇴사해도 다음에 다른 출판사에 입사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장들은 내부고발자를 싫어하니깐"
"우리출판사는 요즘 대세인 전자책시장에 뛰어들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출판사 책은 대부분 저작권 없는 전집류 위주라서 전자책시장에 뛰어들어도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고, 다른 이유는 사장이 고리타분해서 전자책은 쓸모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장은 컴퓨터를 아예 다룰줄 모른다. 자판을 칠 줄도 모른다. 하지만 사장전용 책상 위에는 항상 컴퓨터가 켜져 있다. 허세부리지마."
"열렬한 박근혜 지지자인 사장은 <안철수의 생각> 베스트셀러가 되자 이럴리가 없다며, 사재기나 조작이 분명하다며 거품을 물고 여기저기 전화해서 마치 사재기가 기정사실인 것처럼 얘기했다. 사재기단속반에 신고도 했다."
"70~80년대에는 사람들이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없었고 별다른 법적제재가 없었기에 해적판들이 횡행했었다. 역사가 오래된 출판사들은 대부분 초기에 해적판을 출판해서 그 기반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여기는 그짓거리를 여태까지 하고있다."
"국내출판된 책들을 해적질(좋게 꾸며 말해서 '자료참고'라고 한다)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그럴 때는 서점에서 책을 사온 다음에 얼른 복사하거나 스캔뜨고 다시 서점에 환불하거나 다른 자료용책으로 교환한다."
"어느 단체와 사장이 개인재산권분쟁으로 법정소송을 붙은 적이 있었는데, 사장은 유령잡지<월간 XX>와 그 잡지의 가짜명함을 만들어서 부하직원들을 가짜 취재기자와 가짜 카메라맨 위장시켜 그 단체에 보내 인터뷰를 시켜서 약점을 캐내려 했다."
"오래 전에 저작권 문제로 경찰수사가 들어온 적이 있다. 사장이 측근부하직원에게 잠깐 어디 좀 다녀오라고 시켰다. 그 측근부하직원은 영문도 모르고 유치장으로 끌려갔다."
"한여름에 편집부실 내부는 찜통이었다. 40평 넘는 곳에 20평형 냉풍기를 돌리고 있으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 편집부 여직원이 부채질했는데 사장이 그렇게 정신 사나워서 어디 편집교정일을 보겠냐며 계속 갈궜다. 여직원은 서러웠던지 울음을 터트렸다."
"사장이 경리부 여직원한테 한 말 ㅡ '당신은 얼굴도 못생겼고 가진 재산도 얼마 없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