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hapark 2/17 '12 posted

   작년 출판계나 영화계에서는 '정의'에 대한 추구가  트렌드였다.  '정의'라니, 좀처럼 '트렌드'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아보이지만,  다들 그만큼 정의에 목말라있었다는 이야기 아닐까. 

『 부글부글 끓어 넘치는 한국인, 갈수록 기가 사는 중국인, 쿨한 건지 속없는 건지 알 수 없는 일본인.최근 5년간 한·중·일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에 나타난 세 나라 국민들의 집단 심리다 』
 

  한중일 베스트셀러를 분석한 이 기사에선 '분노'라고 표현하지만,  개인적인 감정 조절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대한 분노라는 점에서  '정의에 대한 추구'와 어느 정도 궤를 같이 한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다들 예상하지 못했던 영화 '도가니'나 '부러진 화살'의 흥행도 이런 트렌드의 연장선상에 있다.  줄거리를 듣기만 해도 우울한 영화 '도가니'는 배우 공유도 이렇게 많은 관객이 들 줄 몰랐다고 했지만, 제작사인 CJ E&M의 담당자도 큰 흥행을 기대하며 진행한 영화는 아니었다고 한다.(개봉하기 전에 들은 이야기니까 나중에 붙인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대중적 반향을 이끌어 내 소위 '도가니법'까지 만들어지지 않았는가.

  

그런데 오늘 베스트셀러 동향이 '정의'에서 '협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다. 이제는 혹은 벌써 지친걸까? 아니면 1998년 경제위기 이후 2000년대 초반 화제가 되었던 '협상의 법칙'의 트렌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시 돌아온 것일까? 

『 출판계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돌풍[동아일보]지난해 국내 출판계를 흔들어놓은 키워드 ‘정의’의 지위를 올해는 ‘협상’이라는 단어가 이어받을까 』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著)
8.0 (2011.11)

   하지만  그동안 화제가 되었던 '정의란 무엇인가'와 비슷한  - 해외 유명 대학의 명강의를 책으로 엮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라는 책 한권이 베스트셀러가 된 경우라는 점에서 이를 과연 트렌드라고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 작년에 사람들이 책이나 영화 같은 문화상품의 소비로 목마름을 해소하려고 했다면, 올해는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각자가 믿는 정의를 구현하려고 할 것 같기도 하다.  정치권에선 원하는 것 - 유권자의 표- 를 얻기 위한 치열한 협상 시도가 벌어지는 해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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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3/22 '12)

전 이 책 마케팅하는 자의 유능함이라고 생각하는데... 왠지 이 책을 읽으면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도록 유도하는...게다가 서점에 가보면 가장 좋은 자리에 쫙 깔려있으니까...

jihapark (3/22 '12)

책 제목이 정말 솔깃하긴 하죠. 이 책 마케팅하는 사람은 원하는 것을 얻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