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krhee 3/29 '12 posted
28일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떴습니다. 
『 금융IT업체인 웹캐시가 한국HP 함기호 대표 등을 배임혐의로 고소했다. 자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한 산업은행 프로젝트의 수주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
팩트를 정리하자면, 
1. 산업은행의 홈페이지,인터넷뱅킹 재구축 프로젝트에 한국HP 와 웹캐시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2. 경쟁사는 삼성 SDS 다.
3. 한국HP 와 웹캐시 컨소시엄이 탈락하고 삼성 SDS 가 수주했다.

웹캐시가 재기한 의혹은, 
1. 한국HP 가 의도적으로 견적은 높게 하드웨어 스팩을 낮게 책정하여 탈락하게 됐다.
2. 웹캐시와 사전에 견적과 스팩을 협의를 했는데 협의한대로 하지 않았다. 
3. 이는 의도적으로 수주를 방해한 것이기 때문에 배임이다.
4. 게다가 삼성 SDS 에 한국HP 가 하드웨어를 납품하기로 하고 삼성SDS 는 정상적인 스팩과 견적을 제출하고 계약을 맺었다. 따라서 이 부분은 담합이다.
『 석 대표는 한국HP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담합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HP가 웹캐시 뿐 아니라 경쟁사인 삼성SDS에도 하드웨어를 납품하기로 계약했다"며 "제안설명회에서 산업은행이 요구한 스펙에 미달하는 하드웨어를 제시하는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

먼저 산업은행 프로젝트 입찰 구조를 살펴보면, 한국HP 가 주사업자로서 하드웨어와 웹에이전시 업무를 맡고 웹캐시가 부사업자로서 SI 를 맡았다고 합니다. 한국HP 에는 웹에이전시 업무를 하는 조직이 없으므로 웹에이전시 업체도 있었겠지요. SI 프로젝트의 이런 컨소시엄은 일반적인 형태 입니다. 경쟁사인 삼성SDS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여기서 웹캐시가 재기한 의혹 4번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권은 보수적인 인더스트리이며 이번 홈페이지, 인터넷뱅킹 재구축에 200억이상을 투자한다면 구축과 유지보수가 같이 들어 있는 프로젝트일 것이며 상당히 많은 새로운 거래형태와 대고객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드웨어도 더 들여와야 겠지요. 현재 산업은행은 HP의 하드웨어와 웹캐시의 Rule 시스템(전문통신)을 사용하고 웹캐시가 유지보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HP 와 웹캐시 컨소시엄이 매우 유리한 상황이죠. 그동안 이런 대대적인 재구축 프로젝트를 한 적이 없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매우 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구축 기반을 필요로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은 삼성SDS 를 선택합니다. 왜그랬을까요?

SI 의 컨소시엄은 사실 깨지기 쉬운 구조 입니다. 그냥 수가 틀려도 깨지고 주사업자가 상도의를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이 일어나지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도의적인 문제지 이걸 법적으로 다루지는 못했습니다. 주사업자는 생리상 컨소시엄 외 업체에 중복 견적을 받아 보곤 합니다. 가격 경쟁이 필수적이란 얘기죠.  웹캐시의 주장 1,2에 의해 한국HP 가 협의된 견적이 아닌 높은 견적을 제출했다면 상도의 문제로 안타깝지만 어쩔수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컨소시엄의 문제는 협의된 견적보다 더 낮게 제출하거나 수주후 가격협상 과정에서 생기는데 이번 경우는 반대라는게 좀 희안하지요. 그렇다면 삼성SDS 와 한국HP 가 답합했다는 웹캐시의 주장에 좀 무게가 간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장이니까요. 

다시 돌아가서 산업은행의 입장은 돌연 삼성SDS 가 선정됐으므로 사실 매우 당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산업은행은 큰 모험을 감행하기로 마음을 먹은 거겠죠. 그 각오에는 상당한 외부적 신뢰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신뢰를 누가 줬는지는 알 수 없겠죠.

웹캐시는 금융SI 부분에서 기술력이나 영업력이 상당한 회사 입니다. 출자총액제한기업의 SI 회사들도 금융권에서 웹캐시와 비딩하는 것을 꺼리곤 하지요. 잘 아시겠지만 영업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기업은 활동은 상상 이상 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28일 웹캐시의 한국HP 고소 사건 기사 이전 27일에 이런 기사가 있네요.
『 중견 IT업체인 웹케시(대표이사 석창규)가 창사 이래 13년 만에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19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직원들을 웹케시 본사로 보내 4월17일까지 30일간의 일정으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IT업계에서는 조사대상을 접대비 지출 및 리베이트 제공 여부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과 일부 대기업에 자금관리 솔루션 등을 공급해온 웹 캐시의 회계 장부를 확보해 면밀하게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갑을 관계가 명확하고 수주경쟁을 하는 기업입장에서 형사고소를 단행한다는 건 어떤 특정 시장을 버린다는 의미도 가집니다. 세무조사, 한국HP 의 석연치 않은 스탠스, 웹캐시의 형사고소... 돌아가는게 전쟁이군요. 

P.S
한국HP 가 웹캐시는 하청업체이므로 가격협의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부분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대기업이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에 일삼는 횡포가 다양하지만 이를 웹캐시가 주장하는 것도 좀 자가당착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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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vana 4/1 '12 answered
추신에 '웹케시가 주장하는것도 좀 자가당착'이라고 하셨는데 무엇때문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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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mask (4/1 '12)

웹캐시도 충분히 대기업스럽게 큰 회사란 얘기 아닐까요? :)